평소에 든 생각

좋은 어른이란 어떤 사람일까요?

RayShines 2024. 10. 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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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고 미숙한 이들의 절박함을 악용하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늘 그래왔지만 세상은 자원을 먼저 선점하는 사람들이 유리합니다. 그래서 먼저 태어난 사람들이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물론 일찍 태어났기 때문에 기술이나 과학이나 의학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50년 뒤에는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라고 하면서 아쉬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기록과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에 “50년 전에는 이렇게 살기 힘들지 않았을지 모르는데”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그다지 이상하지 않습니다. 현대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 기성세대들에게 꿀을 빤 세대라고 말하는 것이 그렇게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자산 시장을 봐도 그렇습니다. 저는 경제는 잘 모릅니다만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통화량은 꾸준히 늘게 되어 있고, 그에 따라 화폐의 가치는 조금씩 하락하는 동시에 자산의 표시 가격은 점차 상승한다고 생각합니다. S&P500이나 나스닥의 차트를 가까이에서 보면 엄청나게 울퉁불퉁 하지만 100년 정도의 장기 시계열로 보면 꾸준하게 우상향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50년 전에 S&P500을 매수했다면 지금은 매우 큰돈이 되어 있을 것임에 분명합니다. 그때 당시에 살고 있었던 사람은 그런 선택을 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 태어나지조차 않은 사람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만 합니다. 왜냐하면 차트는 기록으로 전부 남아 있고, 그때 실제로 주식을 매수해서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늦게 태어난 세대들은 과거의 기회를 향유했던 세대들에 대해 일종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저 때 저 기회를 잡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미리 자리를 잡은” 기성세대들이 비해 청년 세대들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 있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직 미숙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더 복잡해지고 더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서 각 개인들이 갖춰야 할 기술의 종류와 수준은 훨씬 높아졌고 그만큼 경쟁은 치열해졌습니다. 그래서 예전 기성세대들에 비해 실제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시점이 매우 늦어졌습니다. 예전에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일할 곳이 있었지만 이제는 대학원을 졸업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고 할 정도이니까요. 돈을 벌기 시작하는 시점이 늦어지니 어느 정도의 자원, 혹은 자본을 축적하는 시기도 훨씬 늦어졌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자산 가격은 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에 돈을 모은다고 해도 자산을 취득할 수 있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고, 때로는 아예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청년 세대들은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부정하려고 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빨리 자리 잡길 원합니다. 그런데 세상이 달려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으니 뒤쳐지는 느낌을 받고 이것은 초조함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고, 사회 경제적으로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들은 결과적으로 절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월급을 아무리 모아도 자산 가격 상승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 계속 증명되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큰돈을 벌 수 있는 기회에 주목하게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결국 리스크가 매우 높은 자산에 달려들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큰 이득을 취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좋은 어른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렇습니다. 누군가 어리고 젊을 때에는 갖추고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그러니 절박한 마음으로 기회를 찾게 되고, 좋은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도 덥석 잡게 됩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요. 저도 지금보다 어린 시절에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좋은 어른이란 아직 준비되지 않은 이들의 절박함을 악용하지 않는 기성세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갖춘 것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조금만 잃어도 전부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이 잃어도 전체 중 조금만 잃는 기성세대들과는 타격이 다릅니다. 어른이라면 자신보다 늦은 이들이 절박함에 압도되어 위험한 곳으로 다가갈 때 그것을 말리지는 못할 망정 그들을 위험한 곳으로 내몰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누군가의 절박함을 악용해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것은 매우 나쁜 일이 아닐까요. 그것이 범죄가 아니라도 하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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