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게 되어 오랫동안 못 보는 아이들과 헤어질 때 어른들은 그 이별에 애달파하지만 아이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하고 쿨하게 돌아서는 경우를 더러 봅니다. 아이들은 뭔가의 유한성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어른들은 어찌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불규칙성,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 삶의 유한함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기회가 우리가 원할 때마다 오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때는 너무나 사랑해서 이 사람이 없으면 곧 죽을 것 같았던 누군가와 헤어지고 나서도 그 상처는 무작정 흐르는 시간, 혹은 다른 어떤 것인가로 덮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몇 끼 거르고 나면 배고픔이라는 생리적 욕구에 굴복했던 나 자신을 바라보며 처연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