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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든 생각 187

선택의 자유, 기회의 평등은 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 현대 사회의 불안 |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

선택의 자유와 기회의 평등은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우리들에게 불안을 가져다주기도 합니다. 과거 우리에게는 자유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선택합니다. 과거 신분, 계급, 서열이 고정되어 있던 사회 구조 속에서 인간은 속박을 벗어버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고, 생각하는 것을 표현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목표를 정하고 나아가는 자유를 바랐을 것입니다. 일부 매우 운이 좋은 계층에게만 부여됐던 선택의 자유라는 것은 단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타인의 자유를 제한할 자유까지 주었습니다. 성직자나 지배계급에 속하지 못한 대부분의 인간들은 신으로부터 주어진 자신의 운명을 그저 받아들이고 순응한 채 살다가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

우리는 왜 지루함을 견디지 못할까요? | 생각하지 않으려 해도 그럴 수 없는 이유 | 뇌에게 공백이란 없다 | 물아일체 무념무상 무위

우리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인간의 뇌에 공백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동양철학에서 물아일체, 무위, 무념무상을 최고의 경지로 본 것은 이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벽화가 처음 그려진 이유가 바로 인간이 텅 빈 공간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그 막막한 공간을 쳐다보면 왠지 모를 두려움과 불안감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의 땅 위에 피라미드를 세운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보기도 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 뭔가가 생기면 그것은 기준점으로 작용하며 우리가 의탁할 수 있는 무언가가 됩니다. 설령 무의미한 한 점이라고 하더라도, 무의미한 낙서라고 하더라도, 무의미한 돌멩이 하나라고 하더라도 그것에 “그곳의 중간 즈음에 있는”, ..

우리 모두는 제3장소가 필요합니다 | The Third Place | 카페의 의미

제3장소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제1장소는 집, 제2장소는 직장입니다. 제3장소는 가족이나 직장 동료 외의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기 위해 필요한 카페 같은 공간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기억은 장소에 매우 강하게 구애받습니다. 인간의 지향성, 혹은 지남력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것을 평가할 때 반드시 묻는 것이 사람, 시간, 장소에 대한 지남력입니다. 이것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장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가 장소를 기억하는 것에 매우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할 때 늘 사용되는 도구가 바로 진화심리학입니다. 30만 년 전 인간이 어디서 어떻게 살았는지를 상상해보면 우리의 뇌가 지금 왜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지 짐작이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입니다. 우리가 수렵이..

나에 대해서 아는 것 | 나의 정체성 | 아메리칸 뷰티 비닐봉지 장면

아메리칸 뷰티라는 영화를 보면 바람에 이리저리 떠밀려 날아다니는 비닐봉지가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자유롭게 나는 그 대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0GPUy4Gn8 바로 위의 장면입니다. 비닐봉지가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외부의 힘인 바람에 완전히 몸을 맡긴 채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를 두 인물이 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그 비닐봉지가 춤을 추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름답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상에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두 인물에게는 바람을 타고 나르는 비닐봉지의 자유로움과 무한함이 아름답습니다. 누구나 바람을 타고 나는 상상을 한 번 정도는 해봤을 것입니다. 여러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중력의 속박에서 벗어나 ..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SNS |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해리성 정체감 장애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DID) 라는 정신장애가 있습니다. 한 사람 내부에 여러 개의 정체성이 존재하는 장애이며, 정체성끼리는 서로 차폐되어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병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개인이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것이 매우 간단해졌습니다. 요새는 조금 뜸해진 것 같습니다만 연예인들이 부캐를 갖는 것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죠. 본캐릭터는 부캐릭터를 마치 제3자처럼 대하고, 본캐릭터와 부캐릭터 간의 세계관이 중첩되지 않게 신경 쓰기도 하더군요. 카메라에 담긴 뒤 편집되어 송출되는 것들은 그 모두가 허구라고 생각한다면 이 모든 것들이 그냥 쇼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재미있으면 그..

인간은 선할까요 악할까요 | 성선설과 성악설

인간은 원래 선한 존재일까요, 악한 존재일까요. 아마도 이에 대한 답은 인간이 선택적으로 선하고, 선택적으로 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느 것이 인간을 더 잘 설명하는가는 아마도 풀리지 않는 난제입니다.생명을 설명하는 두 가지 서로 배치되는 극단적 설명들의 논쟁이 끝나지 않는 경우에는 늘 결론이 둘 다 맞다, 혹은 그 둘 중 사이 어디엔가 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성과 양육이 그랬고, 시냅스 신호가 전기적인지 화학적인지에 대한 논쟁도 그랬습니다. 생명과 그 작동방식은 무엇 한 가지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서 그런가 봅니다. 같은 견지에서 인간이 선하게 태어나느냐, 아니면 악하게 태어나느냐, 아니면 그냥 텅 빈 백지상태로 태어나느냐에 대해서도 첨예한 대립이 있어 왔..

인간은 원래 근시안이다? | 장기적 조망 | 미래 계획 | 전전두엽 | 장기 계획 | 사회적 변화 | SNS | 인터넷

인간은 원래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을 생각해 보면 인간이 왜 근시안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냥을 하고,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 먹으면서 생존할 수밖에 없던 시기에는 눈앞에 있는 것을 저장하는 것보다 그냥 다 먹어치우는 개체가 더 오래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배가 좀 불러도, 그리고 내일은 오늘같이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고 해도 내일을 위해서 쉬운 사냥감을 그냥 보내주거나 잘 익은 열매를 그 자리에 두고 그냥 떠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일단 눈앞에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가까운 ..

행복, 돈, 그리고 자유 | 행복의 결정 요인 | 경제적 자유 | 행복에 대한 뇌의 반응 | 작동 방식 | 변화 감지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일까요. 돈과 자유가 있으면, 즉 경제적 자유가 있으면 우리는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유, 소명, 의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매 순간 행복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하고, 행복할 때는 그것을 만끽해야 하며,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해물들은 과감하게 걷어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보다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안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벌어지지만,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해도 벌어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는 것처럼 보..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요? | 양육 교육 환경의 중요성 | 유전자의 중요성 | 본성 대 양육 | Nature vs. Nurture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해서 생각할 때 우리는 양육의 역할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각각의 아이들이 타고난 부분에 대해서 고려를 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은 교육과 훈육에 의해 모두 무한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추상적 요소에 있어서 환경과 유전자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너무 낡은 것이고, 어느 누구도 둘 중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두 가지가 서로 섞이고 어우러지며 한 개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의 형성과 발달에 기여합니다.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함께 자란 형제는 태어나서 헤어진 형제보다 더 비슷하지 않습니다. 스티븐 핑커의 을 읽다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은 애매하고 모호합니다 | 철이 든다는 것의 의미 | 철부지 | 철든다는 말의 뜻 | 회색지역을 받아들이는 것 | 권선징악 | 성선설 | 성악설

세상에는 모호하고 애매한 회색지대가 더 많습니다. 성인이 되는 조건 중 하나가 그런 불분명한 세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권선징악,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 좌와 우, 흑과 백이 명확하게 구분이 됩니다. 악한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잘 삽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질문 앞에 신은, 그리고 현자들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들며 명확한 판결을 내려줍니다. 그리고 정치적인 관점에 있어서도 이상적으로 양측이 뚜렷하게 구분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흑과 백으로 일도양단해 줍니다. 그래서 헷갈릴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이 느껴집니다.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두 구역 사이의 경계선이 명확하게 그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개인은 그 경계선을 잘 살펴보고 건널지 말지만 결정하면 될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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