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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서 아는 것 | 나의 정체성 | 아메리칸 뷰티 비닐봉지 장면

아메리칸 뷰티라는 영화를 보면 바람에 이리저리 떠밀려 날아다니는 비닐봉지가 나옵니다. 영화에서는 자유롭게 나는 그 대상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E0GPUy4Gn8 바로 위의 장면입니다. 비닐봉지가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외부의 힘인 바람에 완전히 몸을 맡긴 채 움직이는 장면을 촬영한 비디오를 두 인물이 보고 있습니다. 등장인물은 그 비닐봉지가 춤을 추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아름답다고 이야기합니다. 영화 상에서는 아직 성숙하지 않아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두 인물에게는 바람을 타고 나르는 비닐봉지의 자유로움과 무한함이 아름답습니다. 누구나 바람을 타고 나는 상상을 한 번 정도는 해봤을 것입니다. 여러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중력의 속박에서 벗어나 ..

중독자들에게 화가 나는 이유 | 습관 부도덕 타락일까요 | 병 뇌질환일까요 | Alan Leshner 앨런 레쉬너 레시너

일반적으로 우리는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중독은 뇌 질환이다"라는 논문이 1997년 발표됐습니다. 1997년에 미국 국립보건원의 앨런 레쉬너가 “중독은 뇌 질환이다.(Addiction is a brain disease)”라는 내용의 논문을 사이언스에 발표하기 전까지 중독을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중독은 비윤리, 부도덕, 종교적 타락, 의지박약, 성격적 결함, 무분별한 생활 등에서 기인한다고 보는 것이 대다수의 생각이었습니다. 결국 중독자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의지가 부족하고, 삶에 규율이 부족한 이들이라고 보았던 것이지요.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물질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고 하더라..

출산율 저하,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 딩크 DINK 는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까요? | 아이를 낳지 않는 사회의 미래

갈수록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이것이 우리 자신과 사회,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우리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것은 아닐까요.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의 기억에 국가는 늘 존재해 왔습니다만, 사실 백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씨족촌이 존재했고, 매우 단단하게 결속된 소규모 공동체가 명백하게 존재했습니다. 국가와 정부가 존재하긴 했어도 국가의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회복지라든가 사회적 안전망 같은 부문에까지 자원을 분배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때에도 여전히 최악의 상황을 막아주는 완충 장치는 필요했을 것이고 공동체에서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아픈 ..

해리성 정체감 장애와 SNS |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해리성 정체감 장애 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DID) 라는 정신장애가 있습니다. 한 사람 내부에 여러 개의 정체성이 존재하는 장애이며, 정체성끼리는 서로 차폐되어 그 존재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현대 사회에서는 병적인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 개인이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 것이 매우 간단해졌습니다. 요새는 조금 뜸해진 것 같습니다만 연예인들이 부캐를 갖는 것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죠. 본캐릭터는 부캐릭터를 마치 제3자처럼 대하고, 본캐릭터와 부캐릭터 간의 세계관이 중첩되지 않게 신경 쓰기도 하더군요. 카메라에 담긴 뒤 편집되어 송출되는 것들은 그 모두가 허구라고 생각한다면 이 모든 것들이 그냥 쇼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크게 고민하지 않고 재미있으면 그..

인간은 선할까요 악할까요 | 성선설과 성악설

인간은 원래 선한 존재일까요, 악한 존재일까요. 아마도 이에 대한 답은 인간이 선택적으로 선하고, 선택적으로 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선설과 성악설 중 어느 것이 인간을 더 잘 설명하는가는 아마도 풀리지 않는 난제입니다.생명을 설명하는 두 가지 서로 배치되는 극단적 설명들의 논쟁이 끝나지 않는 경우에는 늘 결론이 둘 다 맞다, 혹은 그 둘 중 사이 어디엔가 있다는 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성과 양육이 그랬고, 시냅스 신호가 전기적인지 화학적인지에 대한 논쟁도 그랬습니다. 생명과 그 작동방식은 무엇 한 가지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해서 그런가 봅니다. 같은 견지에서 인간이 선하게 태어나느냐, 아니면 악하게 태어나느냐, 아니면 그냥 텅 빈 백지상태로 태어나느냐에 대해서도 첨예한 대립이 있어 왔..

인간은 원래 근시안이다? | 장기적 조망 | 미래 계획 | 전전두엽 | 장기 계획 | 사회적 변화 | SNS | 인터넷

인간은 원래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을 생각해 보면 인간이 왜 근시안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냥을 하고, 나무에 열린 열매를 따 먹으면서 생존할 수밖에 없던 시기에는 눈앞에 있는 것을 저장하는 것보다 그냥 다 먹어치우는 개체가 더 오래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배가 좀 불러도, 그리고 내일은 오늘같이 운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고 해도 내일을 위해서 쉬운 사냥감을 그냥 보내주거나 잘 익은 열매를 그 자리에 두고 그냥 떠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일단 눈앞에 상황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살아야 내일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가까운 ..

행복, 돈, 그리고 자유 | 행복의 결정 요인 | 경제적 자유 | 행복에 대한 뇌의 반응 | 작동 방식 | 변화 감지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무엇이 행복을 결정하는 것일까요. 돈과 자유가 있으면, 즉 경제적 자유가 있으면 우리는 무조건 행복해지는 것일까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가 사는 이유, 소명, 의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고, 매 순간 행복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하고, 행복할 때는 그것을 만끽해야 하며,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방해물들은 과감하게 걷어찰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세상에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보다 불행하게 만들 수 있는 요소들이 훨씬 더 많아 보입니다. 안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하지 않아도 벌어지지만, 좋은 일들은 우리가 원해도 벌어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는 것처럼 보..

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요? | 양육 교육 환경의 중요성 | 유전자의 중요성 | 본성 대 양육 | Nature vs. Nurture

아직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 대해서 생각할 때 우리는 양육의 역할을 너무 크게 생각하는 듯합니다. 각각의 아이들이 타고난 부분에 대해서 고려를 하기는 하지만 그런 것들은 교육과 훈육에 의해 모두 무한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을 구성하는 추상적 요소에 있어서 환경과 유전자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너무 낡은 것이고, 어느 누구도 둘 중 하나가 더 중요하다고 쉽게 말하지 못합니다.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두 가지가 서로 섞이고 어우러지며 한 개인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의 형성과 발달에 기여합니다. 그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함께 자란 형제는 태어나서 헤어진 형제보다 더 비슷하지 않습니다. 스티븐 핑커의 을 읽다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디오니소스의 이중성 | 주신 | 알코올 중독에 대한 이중성 | 바쿠스 | 바카스 | 마에나드 | 바칸테스 | 프로테우스 | 아가베

술의 신으로 알려진 디오니소스는 참으로 이중적인 신이었습니다. 자신을 숭배하지 않는 이들은 무참히 죽여버렸습니다. 디오니소스에게 끔찍하게 목숨을 빼앗긴 대표적 인물이 펜테우스입니다. 디오니소스는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디오니소스는 신 중의 신인 제우스와 세멜레라는 인간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입니다. 제우스는 헤라의 계략에 넘어가 죽게 된 세멜레의 뱃속에서 디오니소스를 꺼내 자신의 허벅다리 안에 넣고 열 달을 채운 뒤 태어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지금의 인도로 알려진 힌두스에 있는 뉘사 산의 요정에게 키우게 했습니다. 디오니소스라는 말이 뉘사 산에서 자란 제우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테이레시아스라는 눈먼 예언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테바이의 왕인 펜테우스에게 디오이소스를 섬기지 않으면 사지가 ..

세상은 애매하고 모호합니다 | 철이 든다는 것의 의미 | 철부지 | 철든다는 말의 뜻 | 회색지역을 받아들이는 것 | 권선징악 | 성선설 | 성악설

세상에는 모호하고 애매한 회색지대가 더 많습니다. 성인이 되는 조건 중 하나가 그런 불분명한 세상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적으로는 권선징악,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 좌와 우, 흑과 백이 명확하게 구분이 됩니다. 악한 사람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잘 삽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냐는 질문 앞에 신은, 그리고 현자들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를 들며 명확한 판결을 내려줍니다. 그리고 정치적인 관점에 있어서도 이상적으로 양측이 뚜렷하게 구분되며 우리가 사는 세상을 흑과 백으로 일도양단해 줍니다. 그래서 헷갈릴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이 느껴집니다. 세상의 어느 곳에서도 두 구역 사이의 경계선이 명확하게 그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개인은 그 경계선을 잘 살펴보고 건널지 말지만 결정하면 될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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