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 967

나는 피해자라는 생각 | 피해 의식 | 피해자 서사 | 트라우마 | 피해자화 Victimization | Victimhood

늘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양육, 사회, 상황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보상이나 사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다고 해도 우리의 현재는 우리의 과거에 기인합니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DNA, 부모가 제공해 주는 자원, 자란 환경, 성장하면서 쌓아온 경험 등 과거에 두고 온 온갖 것들이 우리의 현재를 형성하는 데 모두 기여합니다. 어느 것이 얼마나 기여하느냐는 정확히 수치화하기 어려울 것이고, 아마 사람마다 그 비율을 다르게 생각할 것입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환경이나 DNA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고, 천재지변이나 경기침체 때문에 경제적 파국을 겪은 사람은 거대한 환경적인 요인 ..

이별 후 느껴지는 슬픔도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 사별 애도 슬픔 비탄 | 정상 애도 반응 Bereavement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느끼는 슬픔은 치료의 대상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은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낸 시간과 공간들, 그리고 함께 나눈 추억들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깊고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점유하고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가고 나면 우리는 깊은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을 생각하면 과거의 기억들이 빨려 나오며 마치 몸이 아픈 것만 같은 신체적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숨을 쉬기 어렵기도 하고, 가슴이 뻐근하기도 하고, 몸살이 걸린 것처럼 온몸이 아프기도 합니다. 사별은 분명 감정적인 사건이지만, 우리의 육체에 물리적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쾌락과 고통 | 행복과 불행 | 중립적 기분은 과연 존재할까요?

쾌락의 반대말은 고통일까요? 왜 둘은 두 가지 기능을 가진 한 가지 물건처럼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쾌락이라는 것은 어찌하여 정반대의 개념으로 여겨지는 고통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가… 둘 중 하나를 좇는 자는 흔히 반대의 것을 얻게 된다. 이들은 둘이되, 하나의 머리 또는 줄기에서 함께 자란다.” 소크라테스가 아마 지금의 신경과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처럼 뇌의 작동 방식이나 신경전달물질이나 fMRI 같은 것에 대해서 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인들은 도구 없이도 인간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통이 없는 순간과 쾌락이 동의어는 아닙니다. 쾌락이 없는 순간이라고 해서 그 즉시 고통스러운 것 역시 아닙니다. 둘은 일견 무관하게 움..

가입과 탈퇴가 어려운 집단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 | 집단에 속하기 위한 대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범죄집단에 잠입한 경찰에게 살인 같은 극단적 행동을 강요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그 집단에 속할 의지가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방법인데, 이것이 꼭 조폭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집단에 속하고자 할 때 그 집단이 얼마나 관대하고 개방적인지를 봅니다. 쉽게 들어갔다가 쉽게 나올 수 있는지, 그리고 지켜야 할 규칙이 빡빡하지는 않은지를 살펴봅니다.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긴 어렵다는 말을 실제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의 선택에 따라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는 그런 집단을 우리는 선호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을 해보죠. 내가 정말 너무나도 속하고 싶은 집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집단에 속하기로 마음먹고 그 집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집단..

불안과 두려움 |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갖춰야 할 것 | 불안을 받아들이는 방법 | 불안에서 벗어나는 법

인생을 살며 세상을 헤쳐나가다 보면 너무나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나 홀로 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 주는 실존적 불안이 엄습할 때가 있죠. 우리는 두렵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두려움 fear 은 그 원인과 대상이 명확한 경우에 발생하는 경고 신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나의 외부에 있으며, 시공간적 좌표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불안 anxiety 의 경우 그 근원을 항상 설명할 수 있지 않습니다. 불안은 분명하게 정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불안의 경우 그 근원이 나의 내부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공간적 위치를 도저히 종잡을 수 없습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알려지지 않은 것에 대한 공포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의 ..

나에 대해서 생각할 시간은 사치품일까 | 번아웃 증후군 Burnout Syndrome |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번아웃은 탈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뭔가를 할 수 있는 인내심과 대처 능력이 완전히 바닥난 상태입니다. 번아웃이라는 말을 흔히 볼 수 있게 된 지도 벌써 꽤 된 것 같습니다. 완전히 타버렸다, 소진되었다 정도로 이해되는 번아웃이라는 단어를 네이버 영어 사전에서 찾아보면 극도의 피로라고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냥 너무나 피곤한 상태도 번아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그냥 피곤하다고 하지 않고 왜 번아웃되었다고 표현을 할까요. 피로라는 말에는 휴식을 취하면 회복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어느 정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피로라는 말을 검색해 보면 ‘과로로 정신이나 몸이 지쳐 힘듦’이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과로는 ‘몸이 고달플 정도로 지나치게 일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너무 일을 해서 지친..

무료하다, 심심하다, 지루하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심심하다, 무료하다는 말을 합니다. 할 일이 많고 바쁠 때에도 심심합니다. 살아남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사는 것은 참 힘듭니다. 열심히 일을 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역할도 많습니다. 직장에서의 역할, 가정에서의 역할, 가족 내에서의 역할, 공동체 내에서의 역할 등 사회는 우리에게 여러 기능을 요구합니다. 당연히 바쁩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우리는 심심함, 지루함, 무료함을 느낍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도 우리는 심심합니다. 뭔가 할 일이 많고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에도 우리는 친구들에게 연락을 합니다. 너무 바쁜데 심심하다고 말이죠. 어릴 때에는 할 일이 많은데 심심하다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바쁘면 심심할 틈이 있을까, 어른들은 이상한 말을 한다는 생..

너 T야? | F는 좋고 T는 나쁠까요 | MBTI | 감정 | 이성 | 누칼협 각자도생의 시대

“너 T야?”라고 묻는 것이 하나의 밈이 됐습니다.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 푸념과 비난이 섞여 있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정말 T는 그렇게 나쁜 걸까요. MBTI의 T와 F, 즉 이성과 감정의 대립은 수천 년 전부터 계속되어 왔습니다. 플라톤은 인간의 영혼을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에 비유했습니다. 당연히 하나는 이성이고 하나는 감정입니다. 그러나 플라톤은 이 두 가지를 서로 평등한 관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둘 사이에는 명확한 위계가 존재했으며, 예상하듯 이성이 당연히 위에 있습니다. 플라톤은 도덕성이나 자기 절제, 명예를 사랑하는 행동 같은 것은 정신적 추론, 그러니까 이성적인 사고에 근거해 있다고 생각했던 반면, 감정은 그런 것과는 완전히 무관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인간의 영혼을 이끄는..

감정 Emotion 과 느낌 Feeling 의 차이 | 주관적 경험 | 개인적 해석

감정 emotion 과 느낌 feeling 은 어떻게 다를까요? 감정은 신체적 감각입니다. 감정, 영어로 emotion이라 단어는 라틴어 emovere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에너지의 움직임이라는 의미입니다. 감정은 특정 상황이나 사건에 반응에 체내에서 발생하는 화학 물질의 변화에 의해 생겨나는 신체적 감각으로 정의됩니다. 두근거림, 가쁜 호흡, 울렁거림 등이 감정이며, 혈압, 뇌파, 피부 전도력, 비언어적 표현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계량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감정은 주변의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외적인 반응입니다. 느낌은 감정에 대한 해석입니다. 반면 느낌은 감정, 그러니까 발생한 신체 감각에 대한 개인의 해석입니다. 따라서 느낌은 뇌가 감정을 알아챈 뒤 각자가 그 감정에 의미를 부여한 결과입니다..

우리는 침팬지와 보노보 중 어느 쪽과 더 가까울까요? | Bonobo | 피그미 침팬지 Pygmy Chimpanzee | 호미니드 Hominid

침팬지와 보노보라는 유인원이 있습니다. 침팬지는 수컷이 암컷을 지배하며 비교적 폭력적인 반면, 보노보는 암컷이 수컷을 지배하며 비교적 덜 폭력적입니다. 더 노골적으로 보노보에 있어서는 에로티시즘이 폭력을 대체했습니다. 인간, 그러니까 호모 사피엔스는 유인원인 호미니드 hominid 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500~700만 년 전 정도에 호미니드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화석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그 시기에 직립 보행을 하는 유인원이 사바나에 10종 정도 등장했다고 하는데, 그 중 인간만이 생존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숲에서 서식하던 다른 두 종은 우리처럼 살아 남았습니다. 그들이 바로 침팬지와 보노보입니다. 인간, 침팬지, 보노보, 그리고 오랑우탄은 호미니드과에 속합니다. 호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