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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깊은 생각 125

우리는 미래와 연결된 우리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건 아닐까요? | 욜로 YOLO 가 무조건 나쁠까요?

우리는 과거에도 우리가 우리였고, 현재 우리가 우리이며, 미래에도 우리는 우리일 것이라는 본능적 믿음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시계열을 꿰뚫고 흐르는 우리 자신에 대한 감각, 우리가 우리로서 존재한다는 이 감각이 정체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감각에 문제가 생긴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는 너무나 많을 것입니다. 내가 축적해 온 물질일 수도 있고, 내가 구사할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일 수도 있고, 나의 직업일 수도 있고, 나의 몸일 수도 있으며,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로서 존재해 왔고 존재할 것이라는 정합적인 감각도 정체성에 매우 중요합니다. 술을 아주 많이 마시고 블랙아웃이 발생한 다음 날 아침, 혼란스러움과 당혹스러움을 느끼는 ..

잔혹한 낙관주의 | 러브하우스의 함정 |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인적 해결책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Cruel Optimism

잔혹한 낙관주의 cruel optimism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복잡하고 거대한 문제에 대해서 너무도 간단하고 개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문제를 단순화시키는 것이 늘 좋을 수는 없으며, 가끔은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잔혹한 낙관주의란 역사학자 로렌 벌렌트 Lauren Berlant 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매우 복잡한 인과 구조를 가지는 동시에 사회 저변에 매우 뿌리 깊고 폭넓게 자리 잡고 이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그건 사실 ~~ 문제야!”라고 하면서 단순화시키고, 더 나아가 “그러니까 이렇게 하면 (매우 간단히) 해결돼!”라고 하며 매우 개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중독, 마약 중독, 알코올 중..

뇌는 변화를 감지합니다. 그리고 일상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 대비 감지기 | 탐지기

우리의 뇌는 변화를 감지하는 데 아주 능숙합니다. 바꿔 말하면 변화하지 않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뇌는 변화를 감지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일상적인 상태나 사건과 크게 다른 어떤 경험을 하게 되면 우리 뇌는 활기를 띱니다. 그러면서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더 주의를 집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더 빠르게 처리해서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우리는 대단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새로운 풍경, 새로운 먹을 것, 새로운 잠자리, 새로운 탈 것, 새로운 마실 것, 온통 모두 새로운 것들이지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들임을 감지한 뇌에서는 온갖 신경전달물질들이 쏟아지고 더 빠른 속도로 우리를 더 즐겁게 해 줄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 뇌의 처리능력은 더 ..

아이들에게는 무조건적 사랑이 필요합니다. | 소시오패스 | 사이코패스 | 원인

아이들에게는 무조건적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것 말고는 아이들이 자기 스스로가 가치 있다고 느끼기 어렵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은 참으로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골똘히 생각을 하고 얼굴을 찌푸려가며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귀엽습니다. 또 아이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도 배꼽이 빠져라 웃는 것을 보면 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게 될 때도 많지요.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이 타인으로부터 독립된 개체로서 존중받고, 세상을 이해하고 살아나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독립된 개체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

현재 형태의 책은 언제 나왔을까요? 띄어쓰기는 언제부터 했을까요? | 코덱스 Codex | 스크립투라 콘티누아 Scriptura Continua

지금 우리가 책이라고 부르는 형태의 책을 코덱스 Codex 라고 합니다. 그리고 과거의 글은 지금처럼 띄어쓰기가 된 형태의 글이 아니라 모든 문자들이 붙어 있는 형태였는데 이를 스크립투라 콘티누아 Scriptura continua 라고 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책은 앞뒤 표지 사이에 페이지를 끼워넣은 형태의 책입니다. 이렇게 생긴 형태의 책을 코덱스 Codex 라고 부르는데, 코덱스가 처음 등장한 것은 4세기 정도였다고 합니다. 코덱스가 사용되기 전 선호되던 책의 형태는 두루마리 형태였습니다. 막대기에 접착제로 붙인 파피루스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둘둘 만 형태의 책은 보관하는 데 많은 부피를 차지하지 않고 휴대도 비교적 간편했으며 내구성도 높았기 때문에 당시 초강대국인 로마제국의 엘리트들은 코덱스에 비해..

샤머니즘, 무속, 기복신앙, 미신 등을 이해하는 방식의 시대적 차이

무속에 대한 일반적인 인구의 생각과 시각은 세월에 따라 크게 변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뇌나 병에 대한 이해가 없던 시절에는 병의 증상들을 무속적인 요소로 수용했을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은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거나,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을 보는 사람들을 병적인 현상이라고 이해합니다. 이런 것들을 증상으로 보며 치료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어떤 정신병들은 10대 중후반에 발병하는 경향성이 높다는 것과 사춘기의 청소년들이 자아 정체성에 대한 혼란감을 겪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 과거 병에 대한 이해가 없던 시절에는 병적인 모습까지도 성장이나 발달의 한 과정으로, 혹은 다른 사람들과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일탈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

FOBO(Fear of Better Option) | FOMO(Fear of Missing Out)| 현대인들의 막연한 불안감

FOMO에 이어 FOBO(Fear of Better Option)이라는 게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지금 내가 한 선택이 과연 최선이지, 더 좋은 게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한 과도한 염려를 의미하겠죠.   선택의 역설 Paradox of Choice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심리학자 배리 슈워츠 Barry Schwartz 가 처음 고안한 용어라고 합니다.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는 너무 많은 선택지를 갖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덜 행복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FOBO는 이 선택의 역설에 빠져 있는 현대인들의 일상의 단면인 동시에, 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도 하겠습니다.   FOMO..

술과 담배는 합법적이지만 대마는 불법인 이유 | 마리화나

술, 담배, 대마는 인류가 사용하는 물질들입니다. 술과 담배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인 물질이고, 대마는 국가에 따라서 따르죠. 왜 그럴까요. 대마, 즉 마리화나에 중독성이 있느냐 없느냐는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술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합니다.현재 전 세계에 약 198개 국가가 있다고 하는데, 그중 술을 금지하는 나라는 약 17개 정도에 불과하며 대부분 종교가 그 이유입니다. 전체 국가 중 91%의 국가에서 개인은 합법적으로 술을 사서 마실 수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미국에서 1920년대에 금주령이 내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금주령이 내려진 미국에서는 알코올이 완전히 사라졌을까요? 오히려 밀주가 성행했죠. 술은 비교적 제조하기 쉬운 물질입니다. 그래서 각종 주가들이 있는 ..

특권층은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일까요? | 불평등 | 양극화

누군가가 다른 이들에 비해 뭔가를 쉽게 얻을 때 특권을 가진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특권을 누리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사회적, 경제적인 양극화가 큰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치솟는 부동산의 가격, 중위소득이나 평균소득을 무색하게 만드는 상위 10%와 하위 10%의 연봉 차이, 부모와 조부모의 세대에 결정된 경제적 순위의 고착화 등은 우리가 원하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은수저를 넘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는 특권층이라고 부릅니다. 이 특권층이라는 말에는 비난이 섞여 있습니다. 남들은 피나는 노력을 해도 취득하기 어려운 것들을 큰 노력 없이 얻는 것 자체가 이 우리 사회에서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누구나 하..

사후 확신 편향 | 희생양을 찾고자 하는 마음 | 후견지명 편향 | 뒷궁리 편향 | Hindsight bias

사후 확신 편향 hindsight bias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후견지명 편향이라고 하기도 하고, 뒷궁리 편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나고 보면 과거에 벌어진 일들의 원인을 다 알 것만 같은 착각을 말합니다. 사후 확신 편향에 대한 정의, 혹은 설명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사건 이후에 취득한 정보를 사건 당시에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사건 당시의 과대평가하는 현상으로 보기도 하며, 현대 지식에 과거를 끼워 맞추기 위해 재구성하는 시간 역전 확증 편향의 한 형태로 보기도 합니다. 보다 수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어떤 사건의 발생 확률에 대한 사전 예측과 사후 예측이 불일치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 사건이 일어날 확률을 10% 정도로 평가하다가 사건이 일어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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