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조금 깊은 생각 93

인종 Race 은 실재할까요? | 인종 간 차이와 개인 간 차이 | 아종 Subspicies | 토바 화산 | 미코콘드리아 이브 | Y 염색체 아담

인종은 생물학적 개념일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닙니다. 인종은 사회적 개념이며 인위적 분류에 가깝습니다. 인종에서 종이라는 한자는 종속과문강문계에서의 그 종입니다. 영어로는 species 죠. 생물학적으로 종이라는 범주는 분류학에서 매우 특별한 지위를 차지합니다. 생물학적 종의 개념은 각각의 종이 자연의 실제적 구성단위라고 규정합니다. 종의 정의는 “공통적인 유전자 풀을 공유하며 실제적으로 또는 잠재적으로 교배가 가능한 생물 개체군”입니다. 인간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을 인종(race)으로 구분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종은 무엇인가요?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따라서 인종은 호모 사피엔스의 아종(subspecies)입니다. 그렇다면 아종은 무엇일까요? 에른스트 마이어는 다음과 같이 정의했습니다. “아종(sub..

우울증 고치는 방법 | 우울증 대처 방법 | 우울증 벗어나기 | 기분 조절하는 방법 | 감정 기복 고치기 | 감정 조절 잘 하는 방법

누구나 살면서 우울에 빠질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우울이 평생을 끈질기게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쉽지 않은 일이겠으나 어떻게 하면 우울해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을까요? 일단 병원에 가야만 하는 상황인지를 알아야 합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느끼는 우울감이 병적인 우울인지 아니면 기분 조절의 어려움인지 구분하는 것입니다. 병적인 우울, 즉 생물학적 우울증이거나 심각한 수준의 우울증이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약물 치료 외의 다양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암에 걸렸을 때 민간요법을 시도해 볼 수도 있긴 하겠으나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한 우울증이라면 이미 혼자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울증 치료를 자기 극복이 목표인 극기 ..

왜 우리는 10대 때의 기억이 가장 생생할까요? | 인생의 황금기는 10대일까요, 40대일까요? | 회고 절정 Reminiscence Bump

회고 절정 reminiscence bump 은 10대 시절의 기억이 가장 생생한 현상을 의미합니다. 나이가 들면 기억의 저장본도 희미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좀 들면 깨닫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나이가 든 이후 겪은 것들은 10대 시절에 경험한 것들처럼 생생하고 찬란하고 선명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10대 시절에 봤던 영화나 음악, 친구들과 나누었던 대화, 멀리 떠났던 여행과 관련된 기억들은 아주 세세하게 기억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친구가 입었던 옷, 내가 했던 말, 바람이 피부에 닿던 느낌, 당시의 냄새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 같은 기억들은 잘 저장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10대 시절의 기억이 가장 두드러지게 남는 현상을 회고 절정이라고..

우리는 빈 서판일까요, 운명의 노예일까요 | Blank Slate | Tabula Rasa | Nature vs. Nurture | 본성 대 양육 | 핵심 지식 Core Knowledge

인간은 빈 서판으로 태어날까요? 아니면 인간은 모든 것이 결정된 채로 태어날까요? 아니면 그 중간 어디 즈음일까요? Tabula rasa라는 말이 있습니다. Tabula라는 것은 태블릿 tablet, 즉 판입니다. Rasa라는 말은 지워지다 scraped, erased 는 뜻입니다. 즉 Tabula rasa 는 영어 표현으로 바꾸면 scraped plate, erased tablet, 더 흔한 표현으로는 빈 서판 blank slate 입니다. 인간이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본성 따위는 없으며, 삶에서 얻는 경험을 통해 한 인간이 형성된다는 주장입니다. 이 빈 서판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스티븐 핑커는 아주 두꺼운 책을 한 권 써내기도 했습니다. 인간에게 본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느냐, 아니면 인간이 경험과 학..

기억 회복 운동 Memory Recovery | 거짓 기억 False Memory | 아동기 유년기 성적 학대 | 트라우마 | 억압 Repression

미국에서 기억 회복 운동 Recovered Memory Movement, Memory Recovery Movement 이라는 것이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에 당했으나 억압된 성적 학대의 기억을 성인이 된 이후 복구해 내는 기법이었습니다. 갖고 있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기억 memory 을 회복 recover 시킨다는 개념이 성립하려면 우리가 살아오면서 했던 경험들이 모두 우리의 뇌에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전제에 우리의 뇌가 가지고 있는 모종의 메커니즘 덕분에, 혹은 메커니즘 때문에 우리가 갖고는 있으나 의식은 할 수 없는 기억이 있다는 전제도 더해져야 합니다. 이는 프로이트가 이야기한 억압 repression 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될 수..

나이가 들면 허세가 하라지는 이유 | 우리 삶의 이야기 | 자기 서사화 Self-Narrativization | 이야기 편향 Narrative Bias

나이가 들면 허세가 좀 사라진다고들 합니다. 우리는 상황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경향이 있고,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기기만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광택과 장식은 증발하고 각자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잘 정제된 감정만 남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을 이야기 편향, 영어로는 narrative bias라고 합니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할 때 일련의 사건들이 인과관계의 사슬 속에 배열되어 있다고 여기고,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무수한 변수들은 모두 배제하고 매우 단순한, 혹은 매우 강력해 보이는 이유 한 가지가 어떤 사건을 발생시켰다고 생각하며 단순한 이야기를 만들어 삶의 이해하려고 합니다. 우리의 삶에 인과율과 서사가 존재한다고 믿는 것입니다. 이것을..

과거의 관계가 현재에서도 반복되는 것 | 중요한 타인 Significant Others | 중요한 대상 | 과거에서 벗어나는 것

우리가 어린 시절에 만들었던 중요한 대상 significant others 과의 관계가 우리가 그 이후 맺을 관계들의 원판이 된다고들 합니다. 그 원판의 성격에 따라 새롭게 맺어나가는 관계에서도 과거가 반복적으로 재현된다는 것이지요. 과거는 미래의 기억입니다.과거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시각은 아주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기억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내리는 많은 결정들은 우리가 과거로부터 축적해 왔던 경험과 지식들에서 나옵니다. 물론 그것들은 우리가 의식할 수도 있지만, 수면 아래에서 우리를 조종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프로이트가 인간의 무의식으로 가는 문을 연 이후 우리는 우리가 과거의 상처나 과거의 경험에 의해 매우 크게 영향받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

오늘만 살았던 남자 헨리 몰레이슨 Henry Molaison | HM | H. M. | 해마 | 브렌다 밀너 Brenda Milner

H. M. 이라는 약자로 알려졌었던 헨리 몰레이슨 Henry Molaison 은 양측 해마를 수술적으로 제거한 뒤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인물로 유명합니다. 아마도 헨리 몰레이슨은 피니어스 게이지 Phineas Gage 와 더불어 정신과학이나 신경과학, 혹은 심리학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피니어스 게이지는 폭발 사고로 인해 쇠막대기가 얼굴을 관통하며 전두엽의 상당 부분이 사라져 버린 인물로 유명합니다. 현대에 출간된 심리학 입문서의 3분의 2 이상이 피니어스 게이지의 사례를 소개하며 전두엽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하니 그가 학계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해마가 기억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논의될 때 헨리 몰레이슨은 빠질 수 없..

진짜 내 모습, 내가 바라는 내 모습, 남들이 바라는 내 모습 | 실제 자아 | 이상적 자아 |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자아

우리에게는 여러 모습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여러 종류의 자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적인 자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적 자아는 말 그대로 내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가까운 자아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과연 무엇이느냐는 원론적인 질문을 하면 말문이 막히긴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실제적 자아는 나의 실제 모습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윌리엄 제임스가 이야기했던 “한 사람의 자아는 그 사람의 신체와 정신적 능력은 물론이고, 옷, 집, 배우자, 아이들, 조상, 친구, 명성, 직장, 땅, 말, 요트, 은행 계좌 등 제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전부를 합친 것이다.“의 자아가 아마도 실제적 자아일 것입니다. 자칫 물질적인 소유물로 오인될 수 있겠으나 현재 내가 보유하고 있는 정신적 능력 역시 여기에 ..

일은 정말 나쁘기만 할까요? | 노동 | 일의 역설 | 자기 효능감 | 몰입 Flow | 자의식의 감옥 | 프로이트 lieben und arbeiten | 로봇

일을 하는 것은 힘듭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억지로 하는 것이 노동이니까요. 그런데 일에서 얻는 것이 돈과 스트레스뿐일까요?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한다는 건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인 것 같아 보입니다.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배울 때 일은 자아실현의 한 방편이라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자신이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선택 편향이 강하게 작용하긴 하겠습니다만, 전 제 주변에서는 그런 사람을 본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SNS에서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주 100시간 넘게 일을 하면서도 전혀 힘들지 않다고 느낀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그렇게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성공한 몇몇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라는 말을 할 때마다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