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일상이고, 그런 일상을 지탱하는 것은 사소하고 하찮아 보이는 것들입니다. 어릴 때는 내가 뭔가 대단한 일을 할 줄 알았습니다. 매일 똑같은 양복을 입고 똑같은 넥타이를 매고 똑같은 직장에 나가는 일상을 반복하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그런 삶을 살고 있는 어른들을 깔보기도 했습니다. 난 저런 삶을 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저 어른들은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지 않아서 저런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그땐 그 어른들이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던 것이지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 자신의 선택으로 인해 생기는 결과를 책임지고 감당하며 살게 되면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