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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성장 Posttraumatic Growth | 드래곤 길들이기 How to Train Your Dragon | 히컵 Hiccup | 투슬리스 Toothless

상처는 인간을 성장하게 합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애니메이션 시리즈가 있습니다. 드래곤 길들이기의 주인공 중 하나인 드래곤 투슬리스 Toothless 는 어떤 사고를 당하며 꼬리 날개 중 한쪽을 잃게 됩니다. 투슬리스는 드래곤 길들이기 세계관에서 가장 강력한 드래곤 범주인 알파 alpha 에 속하고, 그중에서도 스트라이크 클래스 중 한 마리로 비행 속도가 모든 드래곤들 중에서 가장 빠릅니다. 인간으로 치자면 월드 클래스의 스포츠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재능과 육체를 겸비한 마이클 조던이나 펠프스, 오타니 같은 선수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런 투슬리스가 꼬리 날개를 잃으며 제대로 날 수 없게 됩니다. 공중에서 방향 전환을 제대..

먼 바다로 나가는 것 | 노인과 바다 | 산티아고 | 헤밍웨이

물가를 벗어나 먼바다로 나가는 것. 우리도 언젠가 한 번은 먼바다로 나가야 할 때가 있습니다. 소설 의 산티아고는 경험과 기술을 가진 유능한 어부입니다. 그런데 아주 오랫동안 한 마리의 고기도 낚지 못해 주변의 비웃음을 삽니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습니다. 그가 고기잡이를 가르친 소년 마놀린은 그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그런 마놀린에게 산티아고는 자신은 먼바다로 나가겠다고 합니다. 지금 마놀린이 함께 고기잡이를 하는 사람, 아마 선주는 멀리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먼바다까지 나가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운이 좋았는지 먼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빈 손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산티아고는 그렇지 않았고, 체념하고 낙담하는 대..

우리는 멘탈리스트일까요? | 독심술사 | Mentalist

멘탈리스트라는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범죄자들의 거짓말도 읽어내어 수사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는 정말 멘탈리스트, 그러니까 독심술사일까요? 대규모 군집 생활을 하는 인간들이 사회 속에서 분쟁과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어느 정도 읽는 능력이 필수적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눈치 없이 구는 사람들은 사회 생활이라는 환경 속에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자원을 얻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무리 사냥을 한다고 했을 때 나의 뒤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포식자에게 죽음을 당하지 않으려면 동료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만 합니다. 여성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이웃의 도움을 빌리지 못하면 혼자 힘으로 아이를 키우는 ..

습관적, 자동적, 관성적으로 생각하는 습성을 버려야 합니다. | 정교화 Elaboration | 자동화 사고

우리는 습관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내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려면 습관적 생각을 멈추고, 내 생각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합니다. 우리 뇌는 우리의 생존을 돕기 위한 알고리듬의 물리적 총합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런과 뉴런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고, 뉴런들의 네트워크는 다른 뉴런 네트워크와 또다시 복잡하게 연결되며, 말 그대로 천문학적 숫자의 연결을 만들어냅니다. 일반적으로 뇌에는 약 800~1000억 개의 뉴런, 즉 신경세포가 있고, 이 뉴런들은 약 1000조 개, 즉 10의 15승 개의 연결, 즉 시냅스를 형성합니다. 한 인간의 뇌를 구성하는 뉴런의 수의 우리은하에 존재하는 별들의 숫자와 비슷하며, 시냅스의 숫자는 3000만 년 동안의 초..

다른 사람은 나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 나도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 타인의 이해

살다 보면 주변 사람들에게 이해를 바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너무 큰 욕심일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해 본 적이 있었나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정말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관계는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해결해야 할 부정적 감정들이 너무 많을 때 억지로 이해를 하려는 노력은 해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전자가 훨씬 더 진심에 가까운 노력이고 후자는 그저 피상적인 합리화에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아니고 관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사람도 아니라면 머리를 싸매고 이해를 해야만 할 동력이 생길까요? 사실 아닐 것 같습니다. 나도 누군가를 이해하기 ..

세상에는 개인이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 더 많습니다. | 무력감 | 체념 | 단념

살면서 생기는 문제를 모두 해결하면 참 좋겠지만,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문제들이 더 많습니다. 지금보다 나이가 좀 적었을 때에는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고, 끝까지 해결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내 삶의 범위가 그렇게 넓지 않았고, 내 삶에 직결된 문제들은 내 삶의 조건들을 수정하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어릴 때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도 달랐고, 시야도 지금과는 달랐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제들만 눈에 들어왔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러다 보니 뭔가를 바꾸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며 삶의 범위가 내가 원하지 않았는..

생명 | 삶은 명령일까요 | 우리는 왜 살아야 할까요 |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왜 살아야만 할까요, 생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생명 生命 에는 명령 命令 에 쓰이는 명 命 이 들어 있습니다. 즉, 생이라는 것은 명이라는 뜻이라고 볼 수도 있고, 이는 살아나가는 것은 주어지는 명령에 가까우며, 왜라는 의문을 갖기에 앞서 그 자체로 온당하다는 당위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영어로 life는 살아있는 존재 그 자체를 의미하며, 동사형인 live는 지속하다, 남아있다는 뜻에서 파생했습니다. 영어로는 우리말처럼 강력한 권위가 느껴지진 않습니다만, 동사형인 live가 ‘지속하다, 남아있다’에서 기원한 것은 삶 자체의 피동성이 어느 정도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누구도 자신의 탄생을 결정하진 못합니다. 삶은 부모의 의지, 혹은 본능인 욕구에 의해서 시작될 수 있죠...

현지우거 중묘지문 | 어둠이 가장 짙은 곳에 지혜로 드는 문이 있다. | 현관의 의미

현지우거 중묘지문 玄之又去 衆妙之門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둠이 가장 짙은 곳에 지혜로 드는 문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가 집이나 건물에 들어갈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곳이 바로 현관 玄關 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검을 현, 누룰 황 할 때의 그 현 자입니다. 한자 현은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입에서 실을 뽑는 행위와, 그 고치 안에서 누에가 나비로 변화하는 과정을 형상화한 단어입니다. 왜 현은 그럴 의미를 담고 있고, 현관에 굳이 왜 현이라는 한자를 썼을까요. 우리가 새로운 곳으로 갈 때 우리는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관은 안도 밖도 아닌 경계입니다. 이제 한걸음은 더 내딛어 안으로 들어가면, 혹은 밖으로 나오면 그때 우리는 새로운 마인드셋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제대로 표현해서 그것을 남들에게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하는 것은 더욱더 어렵습니다. 하루키의 단편 중 “한없이 슬프고 외로운 영혼에게”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깊디 깊은 슬픔에는 눈물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조차 없다. 나는 슬픔을 견딜 수 없어서 소리를 내어 울고 싶었다. 하지만 울 수가 없었다.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 나이를 먹었고 너무나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이 세계에는 눈물조차도 흘릴 수 없는 슬픔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깊은 슬픔이 눈물마저도 빼앗아가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그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고 혹시라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아무도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그런 슬픔은 다른 어떤 ..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찾아옵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기적

아주 절망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들이 더러 찾아옵니다. 그럴 때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에도 실낱같은 희망이 찾아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중 기적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조금 발췌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너는 나를 얼마나 좋아해?" 소년은 한참 생각하고 나서, 조용한 목소리로 "한밤의 기적 소리만큼." 이라고 대답한다. (…) “(...)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한테서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장소로부터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고, 그리고 격리되어 있다고 느껴. (…) 그건 마치 두꺼운 철상자에 갇혀서,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이야.” (…) "그렇지만 그때 저 멀리에서 기적 소리가 들려. 그것은 정말로 정말로 먼 기적소리야. (…) 철상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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