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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쉽게 바꿀 수 있을까요? | 생각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까요 | 인지왜곡 | 인지행동치료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는 게 그렇게 쉬울까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해도 생각은 계속 떠오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각을 합니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지금부터 5분 동안 절대로 화분에 대해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요구를 받으면, 장담컨대 반드시 화분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책에 나오는 무념무상이라는 것이 얼마나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인지, 그리고 어쩌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아도 생각은 계속해서 생산됩니다. 생각이 발생되는 과정 자체를 중단시킬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의식적인 생각은 없을 수 있지만, 그때도 뇌..

창작의 즐거움 | 자신을 칭찬하기 위한 창의 | 개인적이고 목적 없는 창조 | 몰입 | 집중 | 행복 | 성취감 | 만족감

뭔가를 만들어내는 것은 꽤 즐거운 일입니다. 완전한 몰입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뭔가에 몰입할 때 즐거움을 느낍니다. 몰입 flow 이라는 제목의 책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라는 학자가 있습니다. 무엇엔가 완전히 빠져들어서 집중하면 그 자체가 인간에게 큰 만족감과 행복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가 했던 유명한 실험 중 하나가 근로자 100명에게 무작위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보고하도록 했던 것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놀랍게도 근로자들이 성취감을 느끼고 있던 때는 일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일의 역설 paradox of work 이라고 부르기도 했죠. 왜냐하면 사람들을 놀 때보다 일을 할 때 더 즐거워하면서도, 놀 때가 아니라 일을 할 때 뭔가 다른 신나는 것을 하..

캡그라스 증후군 Capgras Syndrome |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 카그라스 | 캡그래스 | 캅그라스 | 무엇 경로 | 방추형 이랑 fusiform gyrus

캡그래스 증후군 Capgras syndrome 이라 불리는 증상이 있습니다.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은 자신과 매우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이 더 이상 그 사람들이 아니며,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한 사기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강하게 믿습니다. 캡그라스 증후군을 처음 보고한 것은 1923년 프랑스 의사 조제프 카프그라였습니다. 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질환명이기 때문에 카프그라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겠지만, 영어권 사전들을 찾아보면 캡그래스라고 발음을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캅그라스, 캡그라스, 캡그래스 등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카프그라는 자신의 남편이 자신의 남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53세 여성 마담 M의 사례에 대한 보고를 했고, 그 이후 유사한 사례가 많이 보고되며 이제는 주요한 문헌에도 ..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 | 성과와 무관한 성취감 | 취미 |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의 중요성

삶이 조금이라도 즐겁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성과와 무관한 성취가 아닐까 합니다. 사는 것은 참이 힘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합니다.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따로 있지만 시장이 없는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시장은 있지만 자신의 재능이 그 일로 먹고 살기에는 부족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냥 사회에서 필요한 일을 하게 됩니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습니다. 그 과정은 참 별로죠. 내가 원치 않는 무엇인가에 하루의 3분의 1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사실은 내가 나의 삶을 내 의지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인간은 같은 강도의 일을 하더라도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면 훨씬 더 큰 피로감을 느낍니다. 우리에겐 우리 스스..

할머니는 빅데이터였다 | 폐경이 발생한 이유 | 할머니 가설 Grandmother Hypothesis | 폐경이 생긴 진화적 이유 | 과학적 설명

할머니 가설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할머니들이 손자와 손녀를 돌보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후대에 전수했다는 가설입니다. 인간의 진화 과정 중 첫 번째 생존방식은 수렵과 채집이었습니다. 수렵채집민들은 정주할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따먹을 과일이 없고, 손쉽게 사냥할 수 있는 짐승들이 서식지를 옮기고 나면 우리의 조상들도 이사를 가야 했습니다. 이사를 간다는 것은 생활환경이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기존에 쌓아왔던 지식이 무용해지기 쉽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적인 경험을 쌓아나가며 지식을 축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다 10000년가량 전 농경이 시작되며 인간은 정주하게 되었습니다. 농경문화에서는 삶의 터전 자체가 한 곳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습니다. 열..

행복은 장기적 목표가 될 수 있을까요 | 어른이 되면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 | 톨스토이

많은 사람들의 목표가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그런데 과연 언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일까요. 행복에 대해 톨스토이가 유명한 이야기를 했죠. 걱정거리가 없는 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물질적 풍요를 행복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고, 자신의 뜻대로 뭔가를 할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톨스토이가 쓴 안나 카레리나의 도입부는 참으로 유명하지요. 바로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각기 나름대로의 이유로 불행하다”는 그 문장입니다. 이 문장 때문인지는 몰라도 행복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 요건들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모두 비슷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행복한 집안은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공통 요건들을 골고루 갖..

나는 피해자라는 생각 | 피해 의식 | 피해자 서사 | 트라우마 | 피해자화 Victimization | Victimhood

늘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양육, 사회, 상황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통에 대한 보상이나 사례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정하고 싶다고 해도 우리의 현재는 우리의 과거에 기인합니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DNA, 부모가 제공해 주는 자원, 자란 환경, 성장하면서 쌓아온 경험 등 과거에 두고 온 온갖 것들이 우리의 현재를 형성하는 데 모두 기여합니다. 어느 것이 얼마나 기여하느냐는 정확히 수치화하기 어려울 것이고, 아마 사람마다 그 비율을 다르게 생각할 것입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은 환경이나 DNA 따위는 중요하지 않고 본인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것이고, 천재지변이나 경기침체 때문에 경제적 파국을 겪은 사람은 거대한 환경적인 요인 ..

이별 후 느껴지는 슬픔도 치료를 받아야 할까요 | 사별 애도 슬픔 비탄 | 정상 애도 반응 Bereavement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가장 피하고 싶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느끼는 슬픔은 치료의 대상일까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은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보낸 시간과 공간들, 그리고 함께 나눈 추억들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깊고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점유하고 있던 자리에서 빠져나가고 나면 우리는 깊은 상실감을 느낍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을 생각하면 과거의 기억들이 빨려 나오며 마치 몸이 아픈 것만 같은 신체적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숨을 쉬기 어렵기도 하고, 가슴이 뻐근하기도 하고, 몸살이 걸린 것처럼 온몸이 아프기도 합니다. 사별은 분명 감정적인 사건이지만, 우리의 육체에 물리적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쾌락과 고통 | 행복과 불행 | 중립적 기분은 과연 존재할까요?

쾌락의 반대말은 고통일까요? 왜 둘은 두 가지 기능을 가진 한 가지 물건처럼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요? 소크라테스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쾌락이라는 것은 어찌하여 정반대의 개념으로 여겨지는 고통과 깊이 관련되어 있는가… 둘 중 하나를 좇는 자는 흔히 반대의 것을 얻게 된다. 이들은 둘이되, 하나의 머리 또는 줄기에서 함께 자란다.” 소크라테스가 아마 지금의 신경과학자나 정신과 의사들처럼 뇌의 작동 방식이나 신경전달물질이나 fMRI 같은 것에 대해서 알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인들은 도구 없이도 인간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통이 없는 순간과 쾌락이 동의어는 아닙니다. 쾌락이 없는 순간이라고 해서 그 즉시 고통스러운 것 역시 아닙니다. 둘은 일견 무관하게 움..

가입과 탈퇴가 어려운 집단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이유 | 집단에 속하기 위한 대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범죄집단에 잠입한 경찰에게 살인 같은 극단적 행동을 강요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정말 그 집단에 속할 의지가 있느냐를 테스트하는 방법인데, 이것이 꼭 조폭들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집단에 속하고자 할 때 그 집단이 얼마나 관대하고 개방적인지를 봅니다. 쉽게 들어갔다가 쉽게 나올 수 있는지, 그리고 지켜야 할 규칙이 빡빡하지는 않은지를 살펴봅니다. 들어오기는 쉬워도, 나가긴 어렵다는 말을 실제로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나의 선택에 따라 가입과 탈퇴를 할 수 있는 그런 집단을 우리는 선호합니다. 그런데 한 번 생각을 해보죠. 내가 정말 너무나도 속하고 싶은 집단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집단에 속하기로 마음먹고 그 집단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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